"韓 전략물자 밀수출 적발" 日 근거는 조원진 입수 산업부 자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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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지TV "무기전용 전략수출" 보도 파장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핵무기, 생화학무기 제조 등으로 전용될 수 있는 국내 전략물자의 밀수출이 최근 4년간 156건에 달한다는 우리 정부 측 자료가 파악됐다. 한일 간 무역전쟁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일제 강제징용배상 판결에 반발한 일본 정부가 3가지 핵심소재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 이유로 안보와 관련된 수출관리 미흡 문제를 제기한 가운데, 10일 일본 후지TV에서 '한국에서 지난 4년간 무기로 전용 가능한 전략물자의 밀수출이 156차례나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하면서 전략물자 불법수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이 지난 5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전략물자 무허가 수출 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 간 정부 허가를 받지 않고 국내 업체가 생산·밀수출한 전략물자는 156건으로 집계됐다. 전략물자는 대량살상무기와 그 운반수단으로 전용될 수 있는 물품이나 기술, 소트프웨어를 의미한다.
연도별로 2015년 14건, 2016년 22건, 2017년 48건, 2018년 41건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로 올해 3월 기준으로 4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31건에 달했다.
전략물자 불법 수출은 생화학무기 관련 계열이 70건으로 가장 많았고, 재래식 무기 53건, 핵무기 제조·개발 관련 29건, 미사일 무기 2건, 화학 무기 1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우라늄 농축 등에 전용될 수 있는 원심분리기는 지난해 5월 미국과 러시아, 인도네시아로 불법 수출됐고, 핵 원자로 노심에 사용되는 지르코늄은 2017년 10월 중국, 2018년 5월 일본으로 각각 밀수출되기도 했다.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인 시안화나트륨은 2017년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에 불법수출됐다. 생화학무기 원료인 디이소프로필아민은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에 수출됐다. 디이소프로필아민은 김정남 암살에 쓰여진 신경작용제 'VX'의 제조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국산 전략물자의 밀수출 자료가 일본 당국에 포착됨으로써 수출 규제의 당위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쓰이고 있다. 조 의원의 이 자료는 지난 5월17일 한 매체에 의해 기사화됐으며,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조치를 대북제재와 연결시켜 발언해 온 것도 이 내용을 토대로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 기사는 전문가의 말을 빌어 "북한과 우호 국가들에 불법 수출이 계속 늘고 있는데, 제3국을 경유해 북한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북한제재위원회 패널위원을 지낸 후루카와 가쓰히사(古川勝久)는 후지TV에 출연해 "대량살상무기 관련 규제품을 둘러싼 수출규제 위반사건이 이같이 많이 적발됐는데도 한국 정부가 지금까지 공표하지 않은 것에 놀랐다"며 "이런 정보로 볼 때 한국을 화이트국으로 대우하기는 어렵다"고 논평했다.
노가미 고타로(野上浩太郞) 관방 부(副)장관은 1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의 규제 방침에 대해 "이번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가 인정하는 안전보장을 위한 수출관리제도의 적절한 운용에 필요한 조정"이라고 거듭 밝혔다.
노가미 부장관은 한국의 전략물자 밀수출에 관해 "한국의 수출관리에 대해선 적절한 수출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우려할만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개별적인 사안에 답하는 건 피하겠다"고 언급하는 데 머물렀다.
반면 한국 정부는 일본 언론에서 제기한 전략물자 불법 수출 의혹을 반박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국내 일부 업체가 수출규제를 위반했지만 일본산 불화수소를 사용한 것이 아니다"라며 "불화수소 관련 무허가 수출 사례는 국제연합(UN) 안보리 결의 제재대상국이 아닌 아랍에미리트(UAE)와 베트남, 말레이시아로 관련 제품을 허가 없이 수출한 것을 우리 정부가 적발한 사례"라고 밝혔다.
전날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일본산 불화수소의 북한 반출 의혹에 대해 "어떠한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부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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